[마케팅전략] 유니클로 광고가 이끈 불매운동의 결과

지각된 소비자가치PCV의 종류

소비자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얻는 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기능적 가치

가장 기본적인 기능성의 가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기능적 가치는 이동성일 것이다.

 

2. 상징적 가치

타인과 구별되거나 소속감을 느끼 게 만드는, 지위나 수준 등을 나타내게 해주는 가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롤스로이스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유한 사람이라는 상징적 가치를 제공한다. 

 

3. 경험적 가치

경험적 가치는 정신적, 심리적은 자극을 주는 hedonic benefits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롤스로이스를 타고 내릴 때 사람들의 부러움 어린 '하차감'과 같은 감각이 있다.

 

이렇게 지각된 소비자 가치는 문자 그대로 perceptual value이기 때문에 마케터의 노력에 따라 조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마케터의 의지와는 반대로 지각된 소비자 가치에 악영향을 미치는 마케팅도 발생하게 되고 소비자가 지각하는 정도에 따라 영향이 결정되기도 한다.

 

 

마케터의 딜레마

소비자는 가장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 가장 최선의 해결책을 구입하고자 하지만, 마케터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는 딜레마 상황을 말한다. 이와 관해 마케팅의 실패 사례로 국내 유니클로 사례를 얘기해보고자 한다.

 

 

https://youtu.be/87CKGVeeKgs

 

2019년 유니클로는 후리스 25주년을 맞아 98세의 할머니와 13세 디자이너 소녀의 대화를 나누는 관련 홍보영상을 업로드했다. 소녀의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어요?’라는 물음에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하지 못해’라는 대화였지만 오직 한국에서만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번역된 점이 문제시되었다.

 

2019년 기준 80년 전은 1939년으로 일제강점기 시기로 특히 강제 징용이 시작되던 시점이었기에, 국내 네티즌과 여론은 해당 광고를 위안부에 대한 모독으로 해석했다.

 

특히 주인공들의 나이 98세, 13세도 현재 생존해계시는 위안부 할머니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할머니의 나이, 위안부 강제 징용 당시 할머니들의 나이라는 주장도 뒷받침되었다. 해당 마케팅으로 인해 Perceptual Customer Value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예상한다. 

 

 

1. 부정적 시선과 여론으로 인한 매장을 통한 구매 경험, 체험적 가치가 감소했을 것이다.

 

2. 오프라인 쇼핑을 통해 얻는 ‘쇼핑백’은 어떤 브랜드를 소비한다는 과시적인 기능, 상징적 혜택을 주는 역할을 하는데, 부정적 시선과 여론으로 오프라인 구매를 한 경우라도 시선 때문에 쇼핑백을 숨겨야 하는 등 브랜드 자체에 대한 상징적/체험적 네거티브 코스트가 발생했다.

 

3. (구매자 본인이 반일감정, 위안부 징용 문제로의 광고 해석 등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여론적으로 유니클로를 소비한다는 것 자체가 구매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면서 ‘깨어있지 못한’ 소비자로 전락하여, 상징적 네거티브 코스트가 발생했다. 

 

 

충분한 기능적 혜택을소비자들의 공감하는 합리적인 비용에 제공하고 있었음에도 상징적체험적 네거티브 코스트의 압도적인 증가로 Perceptual Customer Value가 감소하여 2020년 매출 30% 하락, 19억 적자, 11개 매장 폐점, GU 국내 진출 실패 등의 부정적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당시 외교적 문제로 국가적 측면에서 반일감정을 조장한다는 의견 또한 존재했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결론적으로 해당 마케팅을 이유로 유니클로가 No-Japan운동의 대표 타깃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많은 노래가 나왔는데도 새로운 노래는 또 나온다. 수많은 브랜드, 제품 성공사례가 있어도 새로운 혁신은 나오기 마련이다. 새로운 것이 나타나기 위해선, 필히 무언가는 진부해져야 한다.

 

진부한 것들 속에서 새로움이 나타나는 방법 중 하나가 파괴적 포지셔닝이며 오늘은 그중 이탈 포지셔닝에 대한 사례를 얘기하고자 한다. 

 

이탈 포지셔닝 breakaway positioning

이탈 포지셔닝이란 기존 제품 카테고리의 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나 다른 카테고리의 프레임을 차용해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해당 대표적인 사례로 패션 라이프스타일 온라인 편집샵 29CM을 들 수 있다. 

 

29CM 로고

전통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특징

전통적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W 콘셉트, 무신사 musinsa, HiphoperStore 등이 있다. 해당 카테고리가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온라인 유통의 특징 대부분을 그대로 답습해왔다.     

 

1) 최저가 집착 - 오프라인 유통에 비해 온라인 유통이 가지는 가장 큰 강점인 가격 측면의 혜택을 강조함. 가능한 많은 공급업자와 계약해 공급업체의 가격경쟁을 유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함.

 

2) 전달자 역할만 수행 -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g-market 등 온라인 채널이 그래 왔듯이 그저 소비자들을 모으고, 판매자들의 제품 정보를 그대로 showing, delivering 해주는 역할만 함.

 

3) 가격 중심의 이벤트 - 페스티벌, 추석 기념 세일 등의 키워드로 이벤트조차 가격 세일 외의 혜택을 제공하지 못함.     

 

그저 최저가 경쟁 속에서 커뮤니티의 유무, 앱 환경, 결재 시스템, 이벤트 수, 타깃 군 정도의 미미한 차이만 가지고 있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 카테고리에 29CM는 패션(라이프스타일) 미디어 커머스라는 카테고리로 영역을 확장했다.     

 

29CM의 전략

 

1. 29CM는 입점 브랜드에서 제공한 사진뿐 아니라당사가 직접 해당 브랜드를 이해하고 해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진을 촬영룩북을 만들고 29 TV라는 영상을 제작

 

이로써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one way 정보에서 벗어나, 유통업체로써 자체적인 큐레이팅과 해석을 담아내 조금은 더 객관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뒤죽박죽 이미지가 섞여 있는 타 플랫폼과 달리 상품 상세 페이지가 29CM 감성으로 통일된 이미지를 형성하여 소비자의 시각적 스트레스를 줄여주었다.     

 

2. 패션이라는 품목에 한정되어있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카테고리로 확장

 

패션에만 머물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컨셉으로 테크, 도서, 가구, 뷰티 등 광범위한 품목을 보유한다. 이로써 다양한 고객층의 유입을 이끌 수 있었다.     

 

https://www.29cm.co.kr/list/event

 

3. 물건만 있지 않기에 물건 구입만 강요하지 않음

 

위클리 에세이, 컬처 캘린더 등의 제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관련 콘텐츠 제공해 꼭 물건을 사려고 하기보다 제품에 담긴 에디터들의 생각이나,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고자 방문하도록 유도한다. 

 

할인! 특가! 타임세일!로 도배되어있는 경쟁사-무신사와 다르게, 가격 중심의 세일전이 아니고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소개하는 기획전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하나의 자아의 확장으로써 내 삶에 들어오는 대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움 (예를 들어 “집에서 즐기는 제주”에 어울리는 상품 큐레이팅)     

 

이처럼 29CM는 기존의 가격 측면 혜택에만 혈안이 되어있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벗어나 패션(라이프스타일) 미디어 커머스 라는 카테고리로 확장함으로써 2019년 기준 온라인 패션 플랫폼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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