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서비스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마케팅을 공부하는 마자이너라면,

한 번쯤은 제목만 보고도 혹했을 바로 그 책.

 

팀 브라운 저,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디자인에 집중하라>

 

2010년 1쇄 발행으로 이제 어느덧 10년 차가 된 굉장히 오래된 책이지만, 팀 브라운의 묵직한 이야기는 아직도 그 힘을 잃지 않았다.

 

나는 건축을 복수 전공하고 있고, 수업에서 디자인사에 대해 배운 적이 있지만, 디자인 이론에 대한 책은 처음이었다.

다만, vmd나 지적 자본론과 같은 택틱스러운 내용의 책과, 기획에 초점을 맞춘 책은 읽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적인 교양서들과 달리 굉장히 어려웠다. 1부는 각각의 기업의 사례를 기준으로 어떻게 디자인적 사고가 이루어지고 어떤 디자인적 사고가 중요한지에 대해서 귀납적-사례 중심적으로 보여주며, 2부는 경제 소비 사회 활동 등 인간의 세 가지 주요 활동 범주를 기준으로 디자인적 사고가 현실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 직접적인 방법에 대해서 보여준다. 1부의 내용은 사례 중심이었지만, 하나하나의 사례에 대해서 검색해보고 찾아보며 온전히 이해하면서 읽기에는 한 단원마다의 사례가 너무 많아서 조금 버거운 느낌이었던 반면에, 2부의 내용은 저자의 말이 그대로 노출되어있어 어휘적인 부분만 파해한다면, 내용을 흡수하기는 훨씬 편했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가지 "디자인적 사고"에 대해서 강조한다.

 

[정의] 디자인적 사고는 직관적인 능력, 감성적인 의미를 전달할 뿐 아니라 기능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나아가 인간의 언어나 기호가 아닌 다른 매개체를 통해 우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저자는 양장본에 350페이지 남짓한 작은 수학의 정석과도 같이 생긴 이 책 속에 대학 교과서 같은 내용을 잘게 쪼개 넣어놔서 이 정의 부분만 보고도 여러 번 읽어야지 그가 생각하는 디자인적 사고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 수 있는 정도였다. 다만, 내가 건축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기능 중심적인 건축. 철저히 예술의 독단성을 배제한 필요에 의한 건축. 그러한 예술. 에 대해 일맥상통하는 것이 저자의 "디자인적 사고"의 개념이었기 때문에, 큰 공감을 얻으면서 읽어나갈 수 있었다.

 

p.11
"디자인을 쇠사슬의 연결고리가 아니라, 바퀴의 중심축으로 여기는 인식"

 

디자인이 프로젝트의 작은 소단원이 아니라,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축으로써 받아들이는 것.

현대 21세기에 필요한 '디자인'에 의미에 대한 재정립.

 

p.29
"지속적인 혁신은 일련의 수순을 질서 정연하게 밟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상상의 공간들이 서로 겹쳐지고 포개지는 시스템"

 

지속적인 혁신은, 정해진 차례가 있어서 그 차례를 찾아내고 밟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개선점들이 난잡하게 모여들어 새로운 무언가가 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p.30
"혁신을 관통하는 세계의 공간... 영감, 아이디어, 실행으로 부를 수 있다.
첫째, 영감의 공간 : 해결책을 찾아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환경. 그 환경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둘째, 아이디어의 공간 :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키고 테스트하는 과정.
셋째, 실행의 공간 : 작업실을 떠나 시장으로 나가는 발걸음을 의미."

 

  • 영감의 공간 : motivating space 참고의 대상. 레퍼런스의 대상.
  • 아이디어의 공간 : process for solving 해결 과정의 공간. 직접적으로 해결책을 실행하는 공간.
  • 실행의 공간 : step to maket 실제 물리적 공간이 아닌, 마무리 step 으로서의 공간.

 

p.54
"창조적인 조직을 꾸리기 위한 장소가 반드시 괴상하고 엉뚱하며 캘리포니아 북부에 위치할 필요는 없다. 필수 전제조건은 다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공간적인 환경이다. 그 공간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뭔가를 시도할 수 있고,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으며, 경계를 허물고 모든 분야의 지식을 동원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문화적 정신적 의미가 반영된 공간.

 

p.54
"한 조직의 물리적, 심리적 공간은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효율성을 정의한다."

 

이 내용은, 학습환경 / 연구환경 / 근무환경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음.

 

p. 80
"디자인적 사고에서의 공감은 일종의 정신적인 습관으로 살마들을 실험실의 쥐 나 표준편차처럼 여기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가장 재밌게 읽었던 사례

p.81
병원의 새로운 부속건물을 짓는 일에 IDEO가 참여했고 '크리스티앙 심사 리안'은 환자가 병원에서 겪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그 자신이 실제 환자가 되어 응급실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가슴에 액션캠을 넣고 환자가 겪는 모든 경험을 담았다. 의사나 간호사 또는 앰뷸런스 운전사도 결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팀원들은 거의 분 단위로 화면에 지겹게 등장하는 천장의 방음 타일, 구분이 가지 않는 비슷비슷한 복도, 특색 없는 대기실을 보면서 점점 더 확신이 들었다. 병원 스태프의 효율성이나 시설의 질이 아니라 이러한 디자인적 요소들이야말로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 것이다.

이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책에 반영된 여러 사례 중에 가장 공간적인 사례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공간을 경험하는 실험자의 시선을 직접 경험하여 문제점을 분석한다는 것은 현재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인 서비스 디자인적인 시도였다. 이 책이 2010년에 나왔고 이 사례는 훨씬 이전일 테니, 크리스티앙 심사 리안이라는 사람은 '고객중심적 사고'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고 그 실행 방법까지 알고 있는 대단한 사람이었던 듯하다.

 

 

☆☆☆☆☆

만족도 : 별 0개 

체감 가격 : 2000원

추천 독자 : 유통에 대한 배경이 없는 중고등학생

 

주절주절 후기

유통산업에 관한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중에서도 '쇼핑'에 관한 인사이트와 

트렌드를 얻기 위해서 이 책을 구입했다.

 

이 책은 2018년도에 출간된 책이다.

무려 3년 전이라는 시점을 넘어서는

인사이트를 바랬던 것은 욕심이었을까?

 

이 책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키워드를 추출하면,

쇼핑 / 엔터테인먼트 / 과정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책에는

세 가지 키워드 중 한 가지도 나와있지 않았다.

 

그저 한국, 일본,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유통 관련 트렌드를 '소개'하는 데에 그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요즘 필환경이 트렌드다.

필환경은 블라블라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러쿵저러쿵 최근 가장 핫한 트렌드가 됐다.
대표기업과 사례는 이런 게 있다.

앞으로도 이 트렌드를 주지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모든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그저 '나무위키'와 비슷한 수준에서 

다양한 사례를 '언급'해줄 뿐이지,

 

어떤 인사이트를 준다거나,

서사와 변천사를 알려준다거나,

왜 쇼핑이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소비자, 트렌드와 관련해 공신력 있는 교수님 중

한분이신 김난도 교수님께서 추천사도 적어주셨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김난도 교수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그래도 완독했다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계속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래도 남는 게 있겠지 싶은 생각에 320쪽을 결국 읽었다.

 

그리고 나한테 남은 세 가지 내용이 있다.

 

하나.

다이소는 변종 SSM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이소는 SSM과 직접 경쟁하는 구조이지만,
분류상 '전문점'으로 분류되어 규제에서 벗어나
경쟁에 있어 유리한 지점이 있다.

 

둘.


위메프는 50대 이상의 온라인 쇼핑을 돕기 위해
'텔레 마트'를 출시해 운영했다.

50대 이상의 고객들이 느끼고 있던

페인 포인트를 위메프가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 하지만 위메프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니,

텔레마트 서비스도 2020.07부로 종료되었다.

 

셋.

저출생의 여파가 우유 판매량까지 영향을 미쳤고,

유업계는 흰 우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우유가 아닌 우유가 들어간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전략.

 


제목은 잘 지었으나 내용과 연관이 없었고

추천사 또한 책의 내용과 이어지지 못했고

다양한 내용을 다뤘지만 내용의 깊이가 얕았다.

 

게다가 저자는 책 말미에 유통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남겨두었다.

 

이를 통해 본 책의 타깃이 '유통업계를 준비하는 대학생'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내용의 깊이가 해당 산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fit 한 수준이었는지 의아했다.

 

 

전체 트렌드를 가볍게 훑기 좋았지만,

여러모로 참 많이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츠타야 서점

기존 서점의 공식을 파괴한 츠타야 서점의 마케팅 관점에서의 성공요인 분석  케이스스터디

 

수많은 노래가 나왔는데도 새로운 노래는 또 나온다. 

 

수많은 브랜드, 제품 성공사례가 있어도 새로운 혁신은 나오기 마련이다. 새로운 것이 나타나기 위해선, 필히 무언가는 진부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부한 것들 속에서 새로움이 나타나는 마케팅 방법 중 하나가 파괴적 포지셔닝이며 오늘은 그중 역 포지셔닝에 대한 사례를 얘기하고자 한다.

 

역포지셔닝

역 포지셔닝

역 포지셔닝이란 기존 제품 카테고리 내에 존재하던 룰과 관행을 따르지 않고, 해당 브랜드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의 대표적 사례가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 서점 츠타야가 있다.

 

전통 서점과 츠타야

일본의 CCC 기업이 운영하는 츠타야 서점은 이름 그대로 '서점' 카테고리 안에 속한다. 전통적인 서점은 수많은 책, 앉을 수 없는 공간, 공급자 중심적 카테고리에 따라서 구성된 섹션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소비자들이 책의 구매만을 강요하는 공간에 가까웠다.

어떤 걸 좋아할지 몰라서 다 가져와봤어

그저 물량 공세로 빡빡하게 들어찬 공간은 소비자에게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특정 책을 사러 온 사람의 경우에는 자신이 찾는 책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사고자 하는 책이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너무 많은 책은 혼란을 줄 뿐이었다.

 

츠타야 서점의 마스다 무네아키는 소비자 중심주의를 주창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소비자들이 편한 것이 무엇인지에 방점을 두고 츠타야 서점을 기획했고 기존의 서점에서 답습하던 많은 것들을 제거했다.

 

https://publy.co/content/4521

 

1.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섹션 삭제

츠타야는 철학/소설/시/여향 등의 순전히 공급자 중심적으로 구성된 매장 섹션을 거부했다.

 

예를 들어 독일 여행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전통적인 서점에 방문한다면

  1. 역사 파트에서 독일사 책을

  2. 여행 파트에서 독일 여행 가이드 책을

  3. 문학 파트에서 독일 문학 책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츠타야는 이 부분에 주목했고 섹션을 완전히 개편하였다.

 

예를 들어 독일 여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독일 문학, 독일사, 독일 여행 가이드 등 전통적으로 카테고리가 아닌 독일 여행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정의하고 관련 서적을 한 곳에 큐레 티이 한 것이다.

 

섹션이라는 작은 구성에서도 츠타야의 고객중심적 사고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2. 책만 팔지 않는다.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위 내용의 연장선으로 키워드에 맞는 서적을 큐레이팅 하는 것뿐만 아니라 독일 여행을 가져가면 좋을 여행 아이템, 독일과 관련된 문구 등을 함께 비치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에서 이어져 연관된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심지어는 캐리어, 프라이팬 등도 함께 큐레이팅하고 있는 섹션도 있어 책만파는 곳이라는 서점의 전통적 관습에 변화를 제시했다.

 

 

3. 테넌트형 공간 tenant

비좁은 통로에 앉을 수 없고 책으로만 둘러싸인 서점이라는,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공간이라는 관습에서 탈피해 앉을 공간과 쉴 공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커피라는 책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소비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공간을 완성한다.

 

많은 사람이 우려한 바와 달리, 쉬기 위해 방문하는 공간으로 포지셔닝되면서 굳이 책을 살 의사가 없더라도 방문하게 되기도 하고,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어 점유시간이 길어졌다. 점유시간의 증가는 추가적인 판매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특히 구매하고자 하는 책이 있는 소비자군의 경우 온라인으로 하루 내외로 더 저렴한 가격에 책을 받아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한국의 쿠팡, 알라딘과 일본의 아마존) 츠타야 서점이 취한 테넌트형&큐레이팅형의 컨셉이 오프라인 서점이 취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방향성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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