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 유난한 도전

 

책을 사게 된 동기

현시점 한국에서 가장 '프로덕트'를 잘 만드는 팀은 어디가 있을까? 에 가장 먼저 생각난 게 '토스'였다.

가장 프로덕트를 잘 만드는 팀은 프로덕트를 어떻게 만드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승건 대표의 PO SESSION을 듣기 시작했고,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서 토스팀에서 발간한 <유난한 도전>을 구입해 보게 됐다.

 

책의 내용은 대단히 토스의 영웅서사를 담은 듯하다.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가 남긴 역사서 한쪽 같은 느낌이랄까. 

 

토스의 시작과 고난, 극복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지난 몇 년간 일했던 팀에서, 왜 그렇게 어려움들이 있었는지, 왜 그때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냥 토스가 알고 싶어서 산 책이, 내 과거에 대한 회고를 하게 해 준 좋은 책이었다.

 

그 이야기를 부분 부분 여러 레슨런으로 나눠서, 내용을 발췌해서 조금씩 적어두려고 한다.


 

"사람들이 오프라인 만남을 앱에 기록하고 싶을 것이라는 첫 번째 가설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PO로 일하면, 스스로는 계속 확신을 가져야만 한다. 내가 가설을 가지고 타인을 설득하고, 실험하고 깨지고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갖게 되는 '확신'이 굉장히 위험한 것인데, 이승건대표도 같은 단계를 거친듯하다. 내가 생각하는, 상상하는 세상은 정확하게 내 머릿속에만 있을 가능성이 높다. PO는 내가 생각한 가설을 감히 확신하지 않아야 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틀릴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전재해야 위험한 판단을 지양할 수 있다.

 

EO의 클래스 101 대표 인터뷰 영상을 보면, 처음 PMF를 찾은 순간 "드디어 우리가 시장에 왔어"라는 말이 나온다. 팀이 가지고 있었던 여러 가설 중에 한 가지가 실제 마켓에, 고객에게 워킹한 그 순간의 짜릿함 환희를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드디어'라는 말을 통해서 우리는 그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다. 

 

나의 생각이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있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렇기에, 항상 의심해야 하고, '무조건'이라는 과한 확신을 지양해야 한다. PMF를 찾는 팀이라면, 우리는 언젠가 '드디어' 그곳에 도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너무 쉽게 도착하게 되면 옳게 도착한 것이 맞는지 의심해 보는 게 건강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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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서비스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마케팅을 공부하는 마자이너라면,

한 번쯤은 제목만 보고도 혹했을 바로 그 책.

 

팀 브라운 저,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디자인에 집중하라>

 

2010년 1쇄 발행으로 이제 어느덧 10년 차가 된 굉장히 오래된 책이지만, 팀 브라운의 묵직한 이야기는 아직도 그 힘을 잃지 않았다.

 

나는 건축을 복수 전공하고 있고, 수업에서 디자인사에 대해 배운 적이 있지만, 디자인 이론에 대한 책은 처음이었다.

다만, vmd나 지적 자본론과 같은 택틱스러운 내용의 책과, 기획에 초점을 맞춘 책은 읽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적인 교양서들과 달리 굉장히 어려웠다. 1부는 각각의 기업의 사례를 기준으로 어떻게 디자인적 사고가 이루어지고 어떤 디자인적 사고가 중요한지에 대해서 귀납적-사례 중심적으로 보여주며, 2부는 경제 소비 사회 활동 등 인간의 세 가지 주요 활동 범주를 기준으로 디자인적 사고가 현실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 직접적인 방법에 대해서 보여준다. 1부의 내용은 사례 중심이었지만, 하나하나의 사례에 대해서 검색해보고 찾아보며 온전히 이해하면서 읽기에는 한 단원마다의 사례가 너무 많아서 조금 버거운 느낌이었던 반면에, 2부의 내용은 저자의 말이 그대로 노출되어있어 어휘적인 부분만 파해한다면, 내용을 흡수하기는 훨씬 편했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가지 "디자인적 사고"에 대해서 강조한다.

 

[정의] 디자인적 사고는 직관적인 능력, 감성적인 의미를 전달할 뿐 아니라 기능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나아가 인간의 언어나 기호가 아닌 다른 매개체를 통해 우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저자는 양장본에 350페이지 남짓한 작은 수학의 정석과도 같이 생긴 이 책 속에 대학 교과서 같은 내용을 잘게 쪼개 넣어놔서 이 정의 부분만 보고도 여러 번 읽어야지 그가 생각하는 디자인적 사고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 수 있는 정도였다. 다만, 내가 건축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기능 중심적인 건축. 철저히 예술의 독단성을 배제한 필요에 의한 건축. 그러한 예술. 에 대해 일맥상통하는 것이 저자의 "디자인적 사고"의 개념이었기 때문에, 큰 공감을 얻으면서 읽어나갈 수 있었다.

 

p.11
"디자인을 쇠사슬의 연결고리가 아니라, 바퀴의 중심축으로 여기는 인식"

 

디자인이 프로젝트의 작은 소단원이 아니라,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축으로써 받아들이는 것.

현대 21세기에 필요한 '디자인'에 의미에 대한 재정립.

 

p.29
"지속적인 혁신은 일련의 수순을 질서 정연하게 밟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상상의 공간들이 서로 겹쳐지고 포개지는 시스템"

 

지속적인 혁신은, 정해진 차례가 있어서 그 차례를 찾아내고 밟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개선점들이 난잡하게 모여들어 새로운 무언가가 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p.30
"혁신을 관통하는 세계의 공간... 영감, 아이디어, 실행으로 부를 수 있다.
첫째, 영감의 공간 : 해결책을 찾아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환경. 그 환경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둘째, 아이디어의 공간 :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키고 테스트하는 과정.
셋째, 실행의 공간 : 작업실을 떠나 시장으로 나가는 발걸음을 의미."

 

  • 영감의 공간 : motivating space 참고의 대상. 레퍼런스의 대상.
  • 아이디어의 공간 : process for solving 해결 과정의 공간. 직접적으로 해결책을 실행하는 공간.
  • 실행의 공간 : step to maket 실제 물리적 공간이 아닌, 마무리 step 으로서의 공간.

 

p.54
"창조적인 조직을 꾸리기 위한 장소가 반드시 괴상하고 엉뚱하며 캘리포니아 북부에 위치할 필요는 없다. 필수 전제조건은 다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공간적인 환경이다. 그 공간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뭔가를 시도할 수 있고,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으며, 경계를 허물고 모든 분야의 지식을 동원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문화적 정신적 의미가 반영된 공간.

 

p.54
"한 조직의 물리적, 심리적 공간은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효율성을 정의한다."

 

이 내용은, 학습환경 / 연구환경 / 근무환경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음.

 

p. 80
"디자인적 사고에서의 공감은 일종의 정신적인 습관으로 살마들을 실험실의 쥐 나 표준편차처럼 여기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가장 재밌게 읽었던 사례

p.81
병원의 새로운 부속건물을 짓는 일에 IDEO가 참여했고 '크리스티앙 심사 리안'은 환자가 병원에서 겪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그 자신이 실제 환자가 되어 응급실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가슴에 액션캠을 넣고 환자가 겪는 모든 경험을 담았다. 의사나 간호사 또는 앰뷸런스 운전사도 결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팀원들은 거의 분 단위로 화면에 지겹게 등장하는 천장의 방음 타일, 구분이 가지 않는 비슷비슷한 복도, 특색 없는 대기실을 보면서 점점 더 확신이 들었다. 병원 스태프의 효율성이나 시설의 질이 아니라 이러한 디자인적 요소들이야말로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 것이다.

이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책에 반영된 여러 사례 중에 가장 공간적인 사례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공간을 경험하는 실험자의 시선을 직접 경험하여 문제점을 분석한다는 것은 현재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인 서비스 디자인적인 시도였다. 이 책이 2010년에 나왔고 이 사례는 훨씬 이전일 테니, 크리스티앙 심사 리안이라는 사람은 '고객중심적 사고'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고 그 실행 방법까지 알고 있는 대단한 사람이었던 듯하다.

 

 

☆☆☆☆☆

만족도 : 별 0개 

체감 가격 : 2000원

추천 독자 : 유통에 대한 배경이 없는 중고등학생

 

주절주절 후기

유통산업에 관한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중에서도 '쇼핑'에 관한 인사이트와 

트렌드를 얻기 위해서 이 책을 구입했다.

 

이 책은 2018년도에 출간된 책이다.

무려 3년 전이라는 시점을 넘어서는

인사이트를 바랬던 것은 욕심이었을까?

 

이 책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키워드를 추출하면,

쇼핑 / 엔터테인먼트 / 과정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책에는

세 가지 키워드 중 한 가지도 나와있지 않았다.

 

그저 한국, 일본,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유통 관련 트렌드를 '소개'하는 데에 그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요즘 필환경이 트렌드다.

필환경은 블라블라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러쿵저러쿵 최근 가장 핫한 트렌드가 됐다.
대표기업과 사례는 이런 게 있다.

앞으로도 이 트렌드를 주지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모든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그저 '나무위키'와 비슷한 수준에서 

다양한 사례를 '언급'해줄 뿐이지,

 

어떤 인사이트를 준다거나,

서사와 변천사를 알려준다거나,

왜 쇼핑이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소비자, 트렌드와 관련해 공신력 있는 교수님 중

한분이신 김난도 교수님께서 추천사도 적어주셨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김난도 교수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그래도 완독했다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계속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래도 남는 게 있겠지 싶은 생각에 320쪽을 결국 읽었다.

 

그리고 나한테 남은 세 가지 내용이 있다.

 

하나.

다이소는 변종 SSM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이소는 SSM과 직접 경쟁하는 구조이지만,
분류상 '전문점'으로 분류되어 규제에서 벗어나
경쟁에 있어 유리한 지점이 있다.

 

둘.


위메프는 50대 이상의 온라인 쇼핑을 돕기 위해
'텔레 마트'를 출시해 운영했다.

50대 이상의 고객들이 느끼고 있던

페인 포인트를 위메프가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 하지만 위메프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니,

텔레마트 서비스도 2020.07부로 종료되었다.

 

셋.

저출생의 여파가 우유 판매량까지 영향을 미쳤고,

유업계는 흰 우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우유가 아닌 우유가 들어간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전략.

 


제목은 잘 지었으나 내용과 연관이 없었고

추천사 또한 책의 내용과 이어지지 못했고

다양한 내용을 다뤘지만 내용의 깊이가 얕았다.

 

게다가 저자는 책 말미에 유통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남겨두었다.

 

이를 통해 본 책의 타깃이 '유통업계를 준비하는 대학생'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내용의 깊이가 해당 산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fit 한 수준이었는지 의아했다.

 

 

전체 트렌드를 가볍게 훑기 좋았지만,

여러모로 참 많이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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