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직업적 전문성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의사란 직업의 좋은 점만 모아놓은 이야기지만, 의사는 타인에 대한 긍정적 영향 + 높은 수준의 보상 + 직업적 안전성(의사결정권한) + 자연스러운 사회적 명성을 한 번에 가져다주는 신기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한 때는 고시를 깔짝였었고, 잠깐이지만 메디컬 지원을 고민했고, 전문대학원도 꽤 많은 횟수로 알아봤던 것으로 보아 어쩌면 의사가 잘 맞는 직업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IF만약에의 오류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드라마가 의미가 있는것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탐색하게 되면서,
"이 것보다 나은 선택지는 무조건 있다"라는 나의 중심가치관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나은 선택지는 무엇이 있을까? 더 나은 선택지라는 것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내가 직업으로서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고, 어려워했을까?에 대해서 프레임워크를 짜서 고민해 보기 시작했다.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를 탐색하기 위해서. 생각을 구조화하는 연습이다.
[1]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
- 원만한 관계력
- 넓은 사람들이랑 큰 마찰 없이 사람들이랑 두루두루 잘 지낸다.
- 근거 : 친구도 많은 편이고, 학생때는 여러 가지 임원을 맡으면서 지내왔다.
- 완벽주의성향
- 내가 맡은 바에 대해서, 완벽하게 처리하고자하는 니즈가 크다.
- 가볍게 테스트해보는 것보다, 단단하게 완벽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비교적 잘한다.
- eg. 최소한의 가설로 실험하기보다,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를 구멍 없이 완수하는 것이 편하다.
- 학습 성향
- 계속해서 배워가는 것이 좋다. 같은 분야든 다른 분야든 계속해서 학습하고자한다. 계속 회사를 통해, 개인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 나는 현물에 대한 애정도가 매우 큰 사람으로, 학습도 자격증/수료증이 나오는 것에 대한 니즈가 매우 커서, 자격증을 얻을 수 있는 공부에서 제일 큰 동기부여를 얻는다.
- 스스로 성취욕을 얻기 위해서라도 작게 작게 직무에 연결되는, 도움이 되는 계속 자격증을 공부하는 편이다.
- 그래서 이 학습 성향이 계속해서 직무능력을 발전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나의 직업적 역량 (보상, 명성)에 연결될 수 있으면 좋겠다.
- 근거 : 계속해서 직무능력을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SQL 추출 관련 수료증(?)을 땄고, 정보처리기사-SQLD-ADSP와 같은 자격증을 계속 알아보고 있으며, 개발영역도 슬쩍슬쩍 알아보는 편이다.
- 타인에 대한 긍정영향
- 남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매우 만족도를 느끼는 편이다. 지식의 전달이든 제품의 추천 든, 나로 인해 누군가가 의사결정을 하고 좋은 경험을 하는 경험이 매우 큰 기쁨이다.
- 근거 : 내가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친구들이 무언가를 물어보면 최대한 진심으로 알려주고, 추천해 주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이 물건을 사거나, 내가 있는 분야에 대해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 문제 해결. 특히 구현. 그리고 산출물에 대한 애착.
- 출발지와 도착지가 정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구현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도착할 수 있을지에 구현방식에 대해서 고민하고 직접 만들어내는 것에 매우 큰 즐거움을 느낀다.
- 그래서 PM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노코드나 개발영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 또 이것도 현물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고생해서 만든 무엇이 (리포트, 프로덕트, 그림..)에 대한 애착이 매우 커서 한번 만들면 며칠씩은 예뻐하면서 다시 읽는 것을 반복한다.
- 근거 : 노코드로 서비스를 만들고 테스트해 본 경험이 있는데, 부족한 리소스상황에서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보단,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전혀 배경이 없는 상태에서 배우고 정해서 만들어 냈다는 것에 큰 기쁨을 얻었다.
- 근거 2 : 대학생 때부터 내가 고생해서 문서, 프로덕트, 디자인, 리포트, 발표자료 모든 것들에 대해 애착이 강해 사진을 찍고 올리고 몇 번씩 다시 읽어보곤 하며, 별도로 출력해서 보관하기도 했다.
- 책임감.
- 내가 맡은 바에 대해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는 집요함이 크고, 내가 담당한 대상과 다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 근거 : 내가 만든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부정경험을 만든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죄책감이 매우 컸다. 사업적으로는 작은 VoC였기에 큰 이슈로 처리되진 않았지만, 누군가의 중요 경험에 부정경험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퍽 많이 힘들어했다.
- 근거 2 : 내가 팀장을 맡고 있을 때, 스스로 팀장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때. 답답함에 혼자 많이 울었다.
[2] 내가 원하는 것
- 노력과 보상의 비례. 그리고 높은 보상.
- 나는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게 마음이 편하고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 인 듯하다. 그래서 이 노력이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빈도가 빨랐으면 좋겠다.
- 때문에, 연에 한두 번 임금을 협상하는 직장인보다는 자영업과 같은 불안정한 임금 성격을 가진 직업이 더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 가끔은 1년 내내 한 작업을 바탕으로 N%의 임금 인상을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즉시성이 떨어지고 비효율 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 명예욕.
- 나는 유명해지고 싶어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날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특히 직업적인 선상에서 그러했으면 좋겠다.
- 나를 보고 누군가가 새로운 직업과 삶을 상상하거나 그릴 수 있으면 그만큼 뿌듯함도 없을 것 같다.
- 근거 : 내가 한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것을 매우 좋아해서 발표도 (좋은 기회가 와서) 여러 번 했다. 학생 때는 임원진을 정말 많이 했고 재밌어했었다.
[3] 내가 힘들어하는 것
- 긴장도의 유지. 대기조.
- 대부분의 일은 완전한 on/off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 특히 [2]에 적은 내가 원하는 것들을 얻으려면 더더욱이.
- 그러나, 이슈상황을 위해 '대기조'역할을 하는 것은 적성에 매우 안 맞는 것 같아 지양하고자 한다.
- 근거 : 5분 대기조 역할을 군에서 꽤 오랜 기간 했는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다. 내가 편하게 밥을 먹기도, 화장실을 가기도 어려운, 언제라도 문제가 터질 수 있고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높은 긴장도를 만들었고,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 직업 능력과 무관한 평가와 보상.
- 위의 [1], [2]와 연결되는 구조이나, 나는 노력의 힘을 믿는 편이다. 노력에 따른 성과가 내 중, 고, 대학생활 전체를 설명하는 유일한 키워드이기 때문이고, 내 유일한 성공 방정식이다.
- 그렇기에 노력이라는 인풋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큰 절망도 없을 것 같다.
- 단순 반복 업무
- 머리를 쓰지 않고, 단순히 손으로 시간과 비례하는 수행만 하면 되는 운영성 업무들을 힘들어하는 편이다. 누가 좋아하겠냐마는,
- 그래서 무언가를 매일 복붙 기록해야 하는 운영성 업무는 노코드 설루션이나 python 등을 활용해 자동화처리하는 편이다.
- 그러나 모든 것들을 자동화할 수 없고 일의 근간 자체가 단순 반복성이 짙은 경우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 근거 : PM으로서 일하면서 간단한 QA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같은 시나리오를 여러 번 여러 케이스에서 테스트하는 것이 지루한 일로 느껴졌다.
- 근거 2 : 매일 릴리즈노트를 기록하는 일을 수기로 하도록 배정받았었는데, 나에게 무의미한 작업이라고 생각되어, 릴리즈 공지를 그대로 릴리즈 노트로 기록하도록 slack + spreadsheet를 연결해 자동화했다.
[4] 내가 잘 못하지만 개선해야 하는 것
- 완벽보다 완성
-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 잘 구성하는 데에 시간을 더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원래 무언가를 만들려고 했던 목표보다 오히려 만드는 것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아쉬움이 있다.
- 빠르게 시도해 보기
-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고민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고, 실행하기까지의 리드타임이 긴 편이다.
- 내가 먼저 툭툭 하기보다, 남이 실행하는 것을 보고서야, 아차 싶어서 실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 근거 : 첫 대입 이후 적성에 안 맞는 것을 깨닫고 반수를 고민했다. 그러나 4개월 동안 나는 결정을 못 짓고 있었는데 친구가 어느 날 반수한다고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아! 나는 이제껏 무엇을 고민했나!"라는 통탄에 빠지면서, 그 이후 바로 반수를 결심했다.
- 타인과의 비교
- 타인과의 비교를 안 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다른 영역의 다른 길을 걸어온 연차가 많이 나는 사람들과 에도 비교를 많이 하는 편이다.
- 대부분 질투보다는 열등감으로 승화하게 되고, 새로운 모티베이션이 되기도 하지만, 감정적 동기와 과정이 썩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나는 내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영역을 강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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