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 Manager/Owner로 일하면서, 개발에 대한 베이스가 없는 것이 큰 장애였다. 일을 하면서 완전 비개발직군인 CS/운영/사업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건 얼마나 걸려요? 어려워요?'라는 개발 코스트/리소스 관련 질문이 들어오는데, 개발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나로서는, 이미 개발팀에 물어본 사항이 아니라면, 즉각 즉각 유의미한 답변을 하기 어려웠다.
이는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는데 하나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했고, 개발자와 함께 일하는, 개발자의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줄여줘야 하는 역할로서, 최소한의 개발지식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해서, 회사의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쉽게 설명해 주는 '스파르타 코딩클럽'의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다.
강의 자체가 다른 곳보다 더 양질인가?
강의 자체가 다른 곳보다 더 효율적인가?
강의 가격이 다른 곳보다 저렴한가? 합리적인가?
이런 주요한 질문에는 모두 '아니다'라고 답하게 되는 것이 스파르타 코딩클럽의 특징이다. 그러나 반대로 강의를 끝까지 들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해주고, 인터넷강의의 한계인 '질문'을 최대한 실시간성으로 제공하는 등의 영역에서는 UVP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 제공하는 무료 패키지 "개발자 취업 준비의 모든 것"의 강의 수강 후기입니다.
강의후기
1. 강의 내용은 빈약하다고 느꼈다.
브런치 글 2개 정도, 미디엄 1개 정도, 유튜브 10분 정도 영상에서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사실 애초에 강의 분량이 60분 내외로 매우 짧아서 어떤 메시지나 의미를 담기에는 부족한 길이 같기도 하다.
2. 부트캠프 광고
스파르타 코딩 클럽에서는 항해 99라는 부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강의 중에 개발자가 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설명하면서 부트캠프의 예시로 항해 99를 언급하였다. 이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작권이나 경쟁사 관계에 있어서 적절한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은근히 항해 99의 장점을 언급하는 것은 광고행위로 느껴졌고 강의에 대한 불편함을 낳았다.
회사 자체에서 보면 무료 강의를 찍는 이유는 아마 다음과같을 것이다.
1) 회원가입 유저를 늘리기 위해
2) 무료강의 수강을 통해 서비스 이용 경험을 가진 사람을 늘려 궁극적으로 유료 강의 결제 인원을 늘리기 위해
3) 서비스/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생성
항해 99에 대한 광고가 은근히 강조된 것으로 볼 때, 본 강의의 제작의 주목적은 2)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100% 제작자 입장에서의 목적이다. 유저 입장에서는 정말 "개발자 취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본 강의를 수강 신청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항해 99 강의는 기대한 내용과 달랐을 것이며, 혹자에게는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당혹감과 반감을 줬을지 모른다.
> 업체는 목적상 광고를 해야 하지만 그것이 유저의 기대와 다른 내용일 때, 어떤 수준과 밀도로 유저에게 넛지 해야 좋은 컨버전을 이뤄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된다.
3. 강의 상세 페이지 + 광고의 기대와는 달랐던 내용
CTO님이 찍은 강의라고 하셨는데, "가감 없이 알려준다"라는 표현을 하기에는 애초에 너무 개론적인 이야기라서 가감 없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다가왔다.
오히려, 팀스 파르타의 CTO + 현직 채용담당자가 + 가감 없이 알려주는 내용이라면, 우리는 이런 역량을 가장 핵심적으로 보고, 비전공/전공자들은 어떤 차등을 주며, 우리가 신입을 뽑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등의 쉽게 접할 수 없는 채용담당자의 이야기를 들려줬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프론트 백엔드 뭐가 더 잘 맞을까? "라는 질문에 해답을 줄 것처럼 광고하지만 그런 내용은 10분에 퉁칠 만큼 짧은 내용으로, 광고와 실제 콘텐츠의 fit이 적었다.
> 상품을 제작하는 자와, 상품을 마케팅하는 자는 보통 다른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이 커질수록 그 격감은 더 벌어진다. 그렇다면 상품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으로 마케팅 키 메시지를 잡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상품의 본질, 키 메시지와 마케팅 간의 차이에 대해서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 우리는 우리의 서비스를 유저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마케팅하고 있는가? 어필하고 있는가?
마침 계절이 지나가면서 코트/패딩류를 세탁 후 보관해야 하는 시즌이기도 했고,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다른 서비스를 경험해보고자 하는 것이 컸다.
왜 세특을 선택했는지
대표적으로 런드리 고와 세탁 특공대 두 가지가 있었고, 런드리고가 섬세한 브랜딩과 마케팅으로 좀 더 매력적인 브랜드로 인지되어있었다.
사용하고자 런드리고에 진입했다. 나는 구독 결제가 아니라 1회성 이용을 원했는데, 1회 이용 등록 화면에서 서비스 신청 전에 카드를 먼저 등록해야 했다. 그런데 단순 결제(네이버, 토스 등)를 지원하지 않아서 카드번호를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서 이탈하게 되었다.
사진으로 카드번호를 등록하는 것도 지원하지 않아서 불편이 컸다.
그래서 세탁 특공대를 들어갔고,
세탁 특공대는 기본적으로 1회성 이용이 기본이어서인지 카드 등록이 필수조건이 아니었고, 신청서(챗봇 형식)를 작성한 후에 결제 등록을 하게 되어서 이미 신청 폼을 작성한 김에 그냥 여기서 하자.라는 이유로 이용하게 되었다.
특이했던 점은, 나는 코트 드라이클리닝을 맡겼는데 두 서비스의 이용금액이 동일했다는 점이다. 보통은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가 일어나기 마련인데 두 개의 서비스의 거의 모든 가격이 동일하다는 점이 의외였고 수. 상. 하. 다. 고 느껴졌다.
예상 밖의 불편했던 점
스스로 세탁 특공대와 런드리고 를 경험하면서 예상 밖이었던 것은
집 앞에 코인 세탁소도 있고, 크린토피아도 있어서 인지 굳이 앱을 새로 깔고 정보를 입력하고 카드 등록하고 새로운 플로우에 적응하는 것이 오히려 저항으로 느껴졌다는 점이다. 그 말은 앱을 통해서 세탁을 신청하는 경험 자체가 엄청 쉽고 편하진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탁 앱 초기 이용 Funnel/STEP
** 서비스별로 작은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굉장히 스텝이 분화되어있다.
-> 세탁 앱의 주 타깃은, 세탁소에 방문하기 시간이 없는 사람이겠지만
단순히 귀찮거나, 편리함을 위해 사용해보고자 하는 유저들도 포섭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첫 이용 경험"의 funnel을 단축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탁소 이용 Funnel/STEP
불편했던 부분
1) 결제수단 등록
신청 전에 꼭 결제수단을 등록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커머스에서는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결제를 진행하게 되는데 세탁 앱에서는 결제수단 등록 스텝이 상당히 앞순위에 있어서 저항감이 꽤 드는 부분이었다.
2) 신청하기 버튼을 찾기 어려움
UI는 깔끔하나, 전체적인 이용방식을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당연히 첫 페이지에서 신청하기 버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신청하기 버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하단 앱바에 (+) 버튼이 있고 이를 눌러야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특히, (+) 버튼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콘텐츠 베이스 서비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UI이기에 유저들은 "콘텐츠 등의 무언가를 작성하는 버튼"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지, "신청서를 작성하는 버튼"으로 인지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신청하기" "신청서 작성하기"라는 명확한 표현 없이 (+) 버튼으로 과연 유저들이 신청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아마 초기 유저들의 경우 첫 페이지 랜딩 후 신청 미작성하는 비율의 상당수 원인이 신청하기 버튼을 찾지 못해서 일 것이 다라는 가설을 세워 볼 수 있었다.
3) 신청 폼 작성
세탁 특공대의 신청 폼 작성방식은 "미소"와 유사하게 "챗봇/채팅"형식으로 되어있다.
하나하나 질문이 나오면 그에 대해서 유저들이 응답하는 방식이다. 이 부분이 불편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나는 온라인으로 세탁 서비스를 처음 신청하는 유저이다. 세탁소를 방문해서 세탁소 사장님이 휘뚜루마뚜루 가이드를 주시는 것에 따라서 "네" "네"만 반복했던 것과 달리, 내가 직접 인지해서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그렇기에 챗봇이 내게 물어보는 선택지에 대해서 100% 이해하고 선택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는데, 챗봇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한번 선택한 응답을 취소할 수 없었다.
만약 스텝퍼로 구성되어있었다면, 이전 버튼을 클릭해 응답했던 내역을 수정할 수 있었을 텐데, 챗봇 형식이다 보니 응답을 수정하려면 아예 신청을 취소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당연히 처음부터 다시 신청해야 한다면, 귀찮아서 그냥 이탈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 과연 용어의 난이도가 있고, 선택지가 많은 이 서비스에서 챗봇 형식이 유저에게 신청을 받는 최선의 방법이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4) 상태 값의 혼란
세탁물을 수령한 후 status 가 "배송 완료"였다. 보통의 유저는 배송상태 값을 커머스 기준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배송 완료" 이후에 내가 별도로 "구매확정"을 해야 하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배송 완료"가 마지막 status였다는 것 자체가 어색했다.
👉최종 상태 값을 "배송 완료"가 아니라 "세탁완료"등으로 하나 더 만들고, 배송완료 이후 세탁상태나 배송상태에 대해서 이의 신청할 수 있는 기간으로 쓰면 어떨까? 또는, 무신사처럼 status는 어떤 것들이 있고 지금 어느 status에 있는 것인지 알려주면 유저에게 혼란이 덜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5)배송 담당자 닉네임 노출
세탁택 공대는 배송을 누가 해줬는지 누가 세탁물을 배송했는지 닉네임을 유저에게 제공해주고 있다.
이는 유저에게 신뢰를 주기 위함이고, 배송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대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다만, 세탁 담당자가 아니라 단순히 배송을 해주는 담당자 이름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핵심이 아닌 담당자의 닉네임이 노출되기 때문에 큰 메리트는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닉네임이 일반적인 계정 아이디처럼 "bewolskim 요원"으로 나와있어서 전문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차라리 본명을 노출하게 하면, 유의미하지 않을까 싶었다.
👉 유저 중에 배송 담당자의 닉네임을 공유받음으로서 신뢰나 어떤 가치를 느끼는 유저가 얼마나 될까? 차라리 세탁 담당자의 이름/닉네임을 제공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또는 배송 담당자의 개인적인 닉네임 말고 브랜딩을 통해 최소한의 신뢰를 느낄 수 있는 "세특 요원" 등으로 보여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6) 마이 세특 탭의 모호성
이건 새로 출시한 "옷 보관서비스"를 홍보하려는 의도가 큰 것 같은데, 유저 경험상 "세탁 신청 이용내역"이 있을 것 같은 위치에 내 옷장이 있으니 익숙한 경험은 아니었고, 딱히 클릭해보고 싶은 매력도도 없었다.
👉해당 위치에는 가장 최근 이용내역을 노출하고, 클릭 시 해당 이용내역의 상세페이지로 이동시키고, 하단/상단에 이벤트 배너 영역을 추가해서 옷 보관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이 유저 경험상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